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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행복 아닐까요?

예담 한정식 김봉환 오너쉐프

20151206일 (일) 16:4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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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한정식집이라고 하면 ‘비싸고, 특별한 날에만 가는 식당’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아무리 저렴해도 1인당 2만 원이 넘는 한정식을 매번 즐기기에는 부담스러울 터. 그러다 보니 한정식은 격식 있는 식당이라는 선입견이 대부분이다.


읍내동에 위치한 예담 한정식은 강북지역에서는 꽤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한정식집이다. 이곳의 오너쉐프(사장이면서 주방장을 겸하는 사람)인 김봉환 씨는 이런 한정식집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젊은 요리사이다. 지난 4일 예담 한정식에서 그를 만나 그의 요리에 대한 열정과 꿈을 들어보았다.

 

“행복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요리를 직업으로 삼게 되어 행복하고, 처음 계획했던 대로 10년 만에 내 식당을 운영하게 되어서 모든 것이 행복합니다.”

 

 

 


올해로 요리경력 15년인 김 쉐프. 고등학교 시절부터 요리를 시작한 김 쉐프는 요리를 하는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표현했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하루는 시내에 나갔는데 구걸하는 아저씨를 보며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평생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을 찾자고 결심했습니다. 요리를 하는 것이 즐거웠고 그래서 한식과 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따게 되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전문성을 가지고 하면 누구나 행복하지 않을까요?”


제법 이른 나이에 진로를 결정한 김 쉐프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렸을 때부터 인생의 계획을 세웠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 계획대로 10년 만에 제 식당을 갖게 되었습니다. 3년, 5년, 10년, 15년 단위로 계획들을 세워놓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 쉐프는 현재 30대 후반. 꽤 젊은 나이에 큰 식당의 사장이 되었다.


“이곳에서 5년간 주방장으로 일했습니다. 한눈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기회가 찾아왔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금의 식당을 인수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을 경영하는 그의 철학은 ‘편안함’이다. 한정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부담스러운 문턱을 낮추어 누구나 편안하게, 조금은 특별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김 쉐프.


“식당 곳곳에 옛 고향집을 향수할 수 있는 소품들을 배치했습니다. 저희 식당을 찾아주시는 손님들 대부분이 연배가 있으시다 보니 손님들에게 고향집에서 푸근한 식사를 하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서 소품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손님들의 반응이요? 저와 함께 옛이야기를 나누시면서 흐뭇해 하시더군요.”

 

 


특별한 행사 때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인 한정식집. 게다가 예담 한정식은 지역에서 ‘상견례를 하면 잘산다.’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상견례 자리로 많이들 찾는다고 한다.


“주방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저희 식당에서 상견례를 하고 결혼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분들이 아이 돌잔치도 여기서 치르셨어요. 제가 인수하고 난 후 그 댁 어르신 칠순잔치도 여기서 하시고 그분의 동생분도 여기서 상견례를 해서 얼마 전 결혼하셨다고 합니다. 이게 한정식집의 매력인 것 같아요. 누군가의 중요한 만남에 정성껏 음식을 대접해서 그 일이 잘 풀리고, 경사스러운 일에 음식을 대접한 후 손님들이 ‘고맙다’며 손을 잡아주시면 그게 참 행복합니다. 백번 생각해도 이 일을 한다는 것이 저한테는 큰 행복입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한정식집의 특성상 어려움도 많다고 한다.


“예전과 달리 전문적으로 한정식을 배우려는 젊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지금 저희가 지역 내 대학교와 산학협력을 맺고 실습생들을 받고 있는데 실습을 나오려는 학생들이 없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호텔 양식당을 선호한다고 하네요. 그러다 보니 인력난이 가장 심각합니다. 제가 요리를 처음 배울 때만 해도 대구시내 고급 요리집이나 한정식집에는 요리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도 많았고 그들에게 요리를 전수해줄 수 있는 훌륭한 주방장님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박봉에 힘이 든 한식은 갈수록 외면당하고 있고 중간세대가 끊기다 보니 이런 요리들을 전수해줄 수 있는 선생님들도 많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일까? 김 쉐프의 꿈은 한정식을 전문으로 하는 요리사를 양성하는 것이다.


“앞으로 한정식집을 몇 개 더 열고, 그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전문 요리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을 만들고 싶습니다. 예전 한식의 세계화 열풍으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전문 요리사가 없는 현실에 그 열풍은 금방 식어버렸죠. 한국 사람은 한식을 가장 선호하고 아직도 특별한 날에는 한정식을 찾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한식에 대해 고민하고 체계화 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을 제가 해보고 싶습니다.”

 

 


한식에 대한 열정만큼은 그 누구보다 높다는 김 쉐프. 그가 대접하고 싶은 한정식은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MSG나 감미료 등을 사용하면 음식이 맛있는 건 확실합니다. 하지만 이런 음식들은 대게 빨리 질리고 속이 편안하지 못하죠. 저희 예담의 음식에 인공조미료 안 쓰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양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대신 제철에 맞는 천연재료를 사용하려 맛을 내려고 연구합니다. 요즘은 샐러드드레싱을 만들 때 감을 사용합니다. 그래서인지 손님들이 저희 음식을 드시고는 건강한 느낌이 든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한정식인 만큼 푸짐하게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넉넉하게 드시고 웃으면서 식당을 나설 수 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습니다.”


최근 쿡방(음식을 주제로 하는 방송) 열풍이 불면서 요리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일반인들이 요리를 잘할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해 달라고 김 쉐프에게 부탁했다.


“기본을 지키면 맛있는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정성껏 조리한다면 좋은 요리가 나오는 법이죠. 무엇보다도 이 음식을 먹을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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