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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작가와 작품,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인터뷰공감] 이은갤러리 대표 이은희

20160410일 (일) 15: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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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태전동에 작은 갤러리 하나가 문을 열어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북구어울아트센터를 빼면 강북 지역 내 전시 공간이 전무한 상태였던 찰나, 새로운 갤러리의 탄생은 문화 시장의 확대를 갈구하는 주민들과 작가들에게 희소식이었다. 지난 8일, 지역 내 유일한 상업 갤러리인 ‘이은갤러리’에서 이은희 대표를 만났다.

 

■ 이은갤러리, 어느덧 개관 6개월

 

 

 

처음 갤러리가 개소했을 때 주민들의 반응은 ‘여기 뭐 하는 곳이에요?’였다. 친숙한 미술관과 달리 갤러리의 개념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관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입소문을 타고 단골도 생겼다. 주요 고객층은 미술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40~50대 여성이다. 이에 대해 이은희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대부분 주민들이 낯설어했다. 들어오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고, 들어오면 다들 이곳이 뭐 하는 곳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인에게 소개를 받고 왔다는 분들이 많아졌다. 주로 가정의 인테리어적인 효과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


이은갤러리는 주민친화형 갤러리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을 내서 찾아가야 하는 다른 갤러리 혹은 미술관과 달리 이곳은 주택단지 안에 자리를 잡았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예술이라는 소재를 주민들이 더 친근하게 접하도록 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지역 내 작가와 작품을 알리기 위해서다.


“갤러리는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많은 분들이 갤러리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는데, 주택가에 자리잡음으로써 주변을 왕래하는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도록 했다. 종종 우연히 호기심에 방문했다가 구매까지 해서 가는 분들도 있다.”


이은갤러리가 전시작을 선정하는 가장 큰 기준은 대중성이다. 주민들에게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꽃, 풍경 등 일상적인 소재를 위주로 선택한다. 또, 지역 내 작가를 알리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여태껏 이 곳에서 열린 전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따뜻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소재도 꽃, 자연, 풍경 등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힐링’이 되도록 한다.


“전시작은 작가부터 시작해서 주제, 색감, 구조, 기법 등을 다 고려해서 선정한다. 작품이 어렵고 난해하면 관람객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있어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관람 후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려면 대중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전업 작가들은 작품 활동만으로 생계유지를 하기가 어려운데, 그림이 많이 판매되어야 작가들도 활력소를 얻고 지속적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 독립 큐레이터에서 갤러리 대표로

 

이은갤러리의 대표인 이은희 씨는 어린 시절부터 작품 활동을 하는 가족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많은 작품을 접했다. 특히 한국화를 그리던 이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결국 진로까지 관련 분야로 선택하게 되면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 석사를 수료했다. 현재의 이 대표가 있기까지 가족은 동기이자 밑거름이 되어준 셈이다.


왜관에서 태어나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살던 이은희 대표는 결혼을 하면서 남편을 따라 대구로 내려왔고, 현재의 거주지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은갤러리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그보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8월까지 이은희 대표는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8월에 기존에 일하던 미술관과 계약을 마치고 휴식기를 갖던 중 이 대표는 한 기관에 소속되지 않고 자유로운 전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자신만의 갤러리를 구상하게 되었다.


기획부터 사무, 행정, 홍보까지 직원을 두지 않고 이 대표가 혼자 도맡아 하다 보니 때로는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때 이 대표는 배우자이자 조언자인 남편에게 많은 힘을 얻고 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이 대표의 남편은 한국조각가협회, 강북예인전 등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배정길 씨다. 남편이 작품 활동을 하다 보니 갤러리 운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은갤러리는 이 대표와 배 작가가 함께 만든 공간이다. 공간 내 가벽 설치, 아트샵 설치, 윈도우식 갤러리 운영 등은 모두 이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생각해냈다. 이날 갤러리 내에서 배정길 씨의 작품도 볼 수 있었다.


“남편과 접점이 있다 보니까 교감이 더 잘 된다. 갤러리도 남편과 함께 다 같이 꾸며낸 것이라서 더 애착이 간다. 나는 기획자의 입장으로 운영을 하고, 남편은 작가의 입장에서 갤러리와 작가의 이해관계 등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준다.”

 


▲ 배정길 作 심기불편

 


이은희 대표는 갤러리의 원활한 운영과 더불어 예술·문화 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를 꿈꾼다. 그녀의 최종 목표는 ‘가정 하나가 그림 하나를 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작가, 그리고 작품과 대중의 만남이 더 원활해지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도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 항목을 늘리고 공공기관이나 기업이 앞장서 기관 내에 그림을 거는 등 그림 소장에 대한 활성화를 일으켰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를 통해 대중의 문화 의식이 변화했으면 한다. 또, 우리나라의 작가들이 아직 해외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의 미술을 해외로 알릴 수 있도록 국제 아트 페어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넓힐 생각도 하고 있다.”


이은갤러리는 오는 4월 13일부터 5일간 기획 개인전 ‘이현주 전’에 들어간다. 이현주 전은 따스한 봄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꽃 등 소재를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로 캔버스에 담아내는 이현주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그 후에는 특별전 ‘5월의 향기 속으로’가 기다리고 있다. 이 전시를 통해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세 명의 여류작가가 전하는 5월의 싱그러움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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