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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하는 사람들...바보 청소부 여창회

트럼펫을 사랑하고 아내를 사랑하는 캘리포니아 장학회ㆍ봉사클럽 회장

20140616일 (월) 15:45 입력 20140616일 (월) 15: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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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학교병원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면서 스스로를 ‘바보 청소부’라 칭하는 사람이 있다. 그 나이 대라고는 믿을 수 없는 맑은 피부와 새하얗지만 짧게 깎은 머리 아래로 늘 환하게 짓는 미소로 보는 사람조차 웃음 짓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태전동에 소재한 캘리포니아 장학회ㆍ봉사클럽의 여창회 회장(56)이다.

 

2003년 설립 이후로 올해 11년째를 맞고 있는 캘리포니아 장학회는 매년 9월이 되면 16명의 학생을 선별하여 장학금을 수여해왔다. 매 주말마다 음악회를 열어 모이는 기부금과 장학회 후원회의 후원금으로 장학금을 마련한다. 장학생 선발 기준은 각 학교의 선생님들의 추천을 받아 결정된다. 사정이 어려우면서도 열심히 사는 학생이 우선기준이 된다. 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면 환경이 어렵더라도 용기를 잃지 말라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다. 그렇게 후원한 학생들이 원하던 곳으로 진학하거나,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여창회 회장은 그렇게 가슴이 벅차고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여창회 회장이 봉사활동을 하며 장학회를 만들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과거 봉사를 열심히 하시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많은 것을 보고 배웠지만 경제적 여건이 부족해서 대학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싶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를 못가는 아이들에게 작지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었다.

 

여창회 회장이 음악회로 봉사활동을 결심하게 된 것은 길거리 바자회 공연을 하는 청년을 보았을 때였다. 아마 그의 실력이 뛰어났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었을 거라고 회상했다. 그 청년은 노래를 너무나 못했지만 열심히 불렀다. 그 모습이 여창회 회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뛰어난 사람만이 훌륭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부족하더라도 누구나 가능하다.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여창회 회장은 운암지로 달려가 악기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기교가 뛰어나지 못하지만 늘 노래할 때는 진심을 담는다. 그리고 그의 진심이 담긴 노랫소리에 사람들은 찾아왔다.

 

“내가 도운 사람이 잘 되고 그 사람이 또 누군가를 도와주는, 봉사의 씨앗이 널리 퍼져 행복의 싹을 피우는 것이 꿈이다.”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여창회 회장은 대단한 가수다. 다룰 줄 아는 악기도 다양하다. 트럼펫, 색소폰, 기타, 오카리나, 키보드, 플롯, 클라리넷 등 그가 다루지 못하는 악기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는 트럼펫에 빠져 작은 동호회를 이끌고 있다.

 

평일 낮에는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가 저녁에는 동호회 활동을 하고 주말에는 고속도로 휴게소 음악회로 봉사활동을 나간다. 쉼 없이 바쁜 활동 속에서도 여창회 회장은 웃음을 잃지 않지만, 유독 마음에 걸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그의 아내다. 늘 바깥활동을 하고 늦은 시간에 집에 들어오다 보니 대화할 시간이 많이 없어 서운할 텐데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곁에 있어줘서 너무나 고맙고 또 미안하고 사랑한다고 여창회 회장은 말했다.

 

 

강북신문.인터넷뉴스 장헌섭 기자

orsc66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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