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로 바로가기

통통하게 살 오른 가을 주꾸미

남녀노소 좋아하는 주꾸미 볶음 ‘인기’

20151211일 (금) 09:33 입력

  • 축소
  • 확대
  • 이메일 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보내기
  • 트위터 보내기

 
주꾸미는 ‘쭈꾸미’로 많이들 부르지만 사실 ‘주꾸미’가 제 이름이다. 주꾸미의 제철은 봄이라지만 가을, 보통 9월부터 살이 오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가을에 맛보는 가을 주꾸미는 봄과는 또 다른 별미이다.


초겨울인 요즘 한창 살이 오른 주꾸미는 DHA 등 불포화 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 주고,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로해소에 좋은 건강식품이다. 게다가 저칼로리이고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다이어트식’으로도 좋다.

 

◆ 인천 맛집의 맛을 고스란히

 

 

 

이렇게 몸에 좋은 주꾸미는 어떻게 해 먹어도 맛있지만, 역시 주꾸미하면 주꾸미 볶음이다. 주꾸미 볶음을 주력으로 하는 학정로 소재 ‘손큰쭈꾸미’는 인천의 유명 맛집에서 맛을 전수받아 올해 9월 가게를 열었다.


평소 낙지나 문어를 즐겨 먹고, 주꾸미는 거의 먹지 않았던 손큰쭈꾸미 손경일 사장은 올해 봄, 인천에 갔다가 줄을 길게 늘어선 주꾸미 볶음 가게를 보고,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우연히 맛본 주꾸미 맛에 반한 손 사장은 맛의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수개월 동안 부지런히 가게를 드나들었다고. 철통 같이 방어하던 인천 주꾸미 가게 사장도 손 사장의 집념에 두 손을 들고 비법의 일부를 전수했다고 한다.

 

 

 


하지만 음식에는 ‘손맛’이라는 게 있다. 자신만의 맛은 자기 손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법. 알려준 대로 만들었지만 조금 부족함을 느낀 손 사장이 실패를 거듭하며 양념을 개발한 끝에 지금의 주꾸미 볶음을 만들었다.


왜 낙지도 꼴뚜기도 아닌 주꾸미를 선택했냐는 질문에 손 사장은 “처음 주꾸미를 먹어보니 낙지보다 ‘야들’한 식감이 좋았고, 낙지는 거의 다리 부분을 잘라먹거나 하는 식인데 주꾸미는 머리부터 다리까지 통째로 먹는다는 것이 새로워서 주꾸미 요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 입 떡 벌어지는 주꾸미 한 상

 

 

 

주꾸미 4인 세트를 시키자 음식이 끝없이 나온다. 키위를 갈아 직접 드레싱을 만들었다는 샐러드부터 시작해서 나물세트, 도토리전, 도토리묵사발에 피자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푸짐한 상차림에서 이곳의 인심이 느껴졌다. 자녀를 동행한 경우, 콘샐러드 혹은 피자도 추가로 제공한다고 한다. 주꾸미가 매워서 잘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피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것과 달리 담백하고 건강한 맛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물이었다.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생수를 사용하지 않고, 차(茶)를 준다. 이날은 진한 녹차를 마셨는데, 사장님이 직접 키운 가시오가피차·국화차 등 제공되는 차는 시기마다 다르다.


오늘의 메인 요리인 주꾸미 볶음도 알차다. 정작 주꾸미는 적고 채소가 너무 많아 ‘주꾸미를 시켰더니 채소가 나온다’는 집들이 수두룩한데, 이곳 주꾸미 볶음은 채소가 적고 주꾸미가 대부분이었다.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주꾸미 볶음은 아무래도 ‘맛있게 매운 맛’이 핵심이다. 손큰쭈꾸미에서는 매운 맛에 단계를 정해서 입맛에 따라 주문할 수 있다. 이날은 가장 무난한 중간맛으로 먹었는데, 보통 사람에게는 조금 맵고 평소 매운 것을 즐겨먹는 사람에게는 맵지 않은 정도였다.

 

 

 


불 맛을 제대로 입힌 주꾸미 볶음은 먹는 방법도 다양하다. 주꾸미 볶음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그냥 먹어도 좋지만, 깻잎과 김에 싸서 먹으면 깻잎의 쌉싸름한 맛과 어우러져 더욱 맛있다. 또, 함께 나온 채소, 백미와 함께 비비면 주꾸미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상큼하고 시원한 도토리묵은 손큰쭈꾸미의 별미다. 주꾸미 볶음을 먹은 후 함께 나온 도토리묵사발을 한 입 떠먹으면 입 안의 매운 기운이 싹 가신다. 이날 가게를 찾은 이 모 씨(20대·여·산격동)는 “이곳 주꾸미는 통통하고 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던 것 같다. 특히 묵사발이 시원해서 주꾸미 볶음의 매콤함을 잡아주었다. 음식을 다 먹으니 커피까지 줘서 더욱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최근 개발한 주꾸미연포탕은 숨은 인기메뉴다.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술을 부른다고.

 

손큰쭈꾸미는 ‘정직함’을 가장 우선시한다고 한다. 손 사장은 “항상 정직하고 건강하게 만들자고 생각한다. 손님들이 오면 양이 왜 이렇게 많으냐고 한다. 다른 가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량대로 주는 것뿐이다.”며 “앞으로도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주꾸미 볶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은빈 기자

 


지역 맛있는점심
  • 이전
    이전기사
    24년 수타 장인의 면발, 살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