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선거구획정위원회가 결정한 4인선거구 신설이 대구시의회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대구시의회는 오늘(19일) 제256회 임시회 제2차 본회를 열고 4인선거구를 2인선거구로 쪼갤 것을 내용으로 하는 ‘대구시 구·군의회 의원 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의 수정안을 찬성 20표, 반대 6표로 의결했다
기획재정위원회는 같은 날 오전에 회의를 열어 찬성 5표, 반대 1표로, ‘중구와 달성군을 제외한 6개구에 4인선거구를 신설한다’는 원안 대신, ‘4인 선거구를 12개의 2인선거구로 쪼개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수정안’을 가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지난 2005년과 2010년에 이어, 대구시의회가 이번에 또 다시 선거구 쪼개기 추태를 보이자, 지역의 군소정당들과 시민사회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한 방청객은 이날 본회의에서 ‘4인선거구 또 쪼개나?’란 글씨가 적힌 종이를 들고 거칠게 항의하다,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의 퇴장명령을 받고 쫓겨나기도 했다.
민중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후 <4인선거구 무산, 또 다시 부끄러움은 시민 몫인가>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4인 선거구 ‘0’, 이변은 없었다. ‘변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마저 자유한국당 대구시의원들에 의해 무산되었다. 지역 정치의 정체, 퇴행에 대한 선택은 자유한국당 대구시의원들이 했지만, 그 책임은 대구시민 모두가 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대구의 발전보다는 자당의 독점적 지위만을 유지하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민들과 함께 낡은 권력을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의당도 <대구시의회 민주주의를 죽였다>란 제목의 성명을 내고 “대구시의회는 오늘 상임위원회와 본회의를 연이어 열고 선거구획정위원회의 4인선거구 6개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의결했다”며 “선거구 쪼개기를 통해 시민의 마음을 쪼개고, 지역 민주주의를 두동강 낸 대구시의회를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구시의회는 오늘 결정을 통해 자유한국당 일당독재의 부역자임을 스스로 증명하였다”며 “시민들의 바람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우리는 현재의 대구시의원들이 대구시민의 대표자임을 인정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의당은 자유한국당의 오만함을 시민들과 함께 심판할 것“이라며 ”이제 대구시민들이 자유한국당의 오만함을 쪼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정의당도 임시회가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대구시의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갖고 “4인선거구 신설, 원안대로 통과시켜라”라고 압박했지만, 의원수 늘리기에 혈안이 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추태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런 소식이 들리자, 대구시민들도 발끈하고 나섰다.
북구의 한 시민은 19일 통화에서 “자유한국당은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습니다. TK가 여전히 자기 껀 줄 알고 있는데, 참 한심합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오만과 편견이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또 다른 시민도 같은 날 통화에서 “TK만 대의민주주의를 역행하는 것 같아 대구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이것이 지지층을 잃어가는 자유한국당의 마지막 몸부림이길 기대하겠습니다”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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