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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공화국 탄생’ 이렇게 시작됐다

에버랜드 고무줄 땅값부터 바이오로직스 편법상장까지

20180411일 (수) 08:18 입력 20180412일 (목) 13: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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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1996년 있었던 삼성에버랜드의 불법 전환사채 발행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당시, 이재용은 전환사채를 헐값으로 사들인 후, 경영권 확보를 위해 다시 주식으로 전환했는데, 지금까지 삼성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이재용이 이병철과 이건희에 이은 3대 세습을 통해 경영권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그에게 필요했던 건 1995년 이건희로부터 증여받은 608,000만원이 전부였다는 점이다.

 

이재용은 이 돈으로 에스원과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헐값에 사들였고, 두 회사가 상장한 뒤에는 563억 원의 시세차익을 남기고 지분 모두를 처분했다. 결국, 이재용이 563억 원으로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헐값에 사들인 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오너로 급부상하게 된 대가로 나라에 낸 비용은, 608,000만원에 대한 증여세 166000만원이 전부였다.

 

이 사건은 삼성에버랜드가 199610월 총 17명의 이사 중 관반수가 넘지 않은 8명의 이사가 참석한 상태에서 전환사채의 발행을 의결한데서 시작됐다.

 

이와 관련,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불법발행사건항소심 법원이 2007년 허태학·박노빈 전 삼성에버랜드 사장에게 각각 징역 3년 벌금 30억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며 경영권 승계에 제동을 거는 듯했지만, 대법원이 모두 무죄를 선고하며 삼성공화국탄생의 서막을 알렸다.

 

에버랜드 땅만 고무줄공시지가?

 

그런데, 최근 삼성에버랜드가 전환사채를 저가로 발행하기 위해 공시지가를 조작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319,20일 양일간에 걸쳐 이를 처음 보도한 ‘SBS8시뉴스<199498천원이었던 에버랜드 소유 토지의 표준공시지가가 19951/3 수준인 36천원으로 하락했으며, 2014년에는 85천원 수준이었던 것이 201515~40만 원대로 폭등했다. 이러한 공시지가의 갑작스런 급등락 시점은 1996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발행과,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등 이재용의 주요 경영권 승계작업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또한 삼성물산 합병 당시 국민연금이 작성한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역시 이러한 고무줄공시지가가 반영된 내용을 담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보도에 대해 삼성 측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그 해명조차도 언론을 통해 재반박되는 상황이다.

 

결국, 삼성에버랜드는 2014년 표준공시지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7,700원에 전환사채를 발행한 반면, 제일모직(구 에버랜드)과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는 제일모직의 토지 가치를 비정상적으로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 보고서를 직접 작성했을 뿐 아니라, 삼성물산의 높은 가치에도 불구하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승인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당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영본부장은 약 6,000억 원의 기금손실을 감수하면서 삼성공화국에 부역했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들에게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들에게 삼성 합병을 찬성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징역 2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처럼, 이재용은 박근혜 정부의 비호아래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3주의 비율(1:0.35)로 합병을 성사시켰으며, 그 과정에서 삼성그룹의 전 직원이 수박을 들고 개인 주주들을 일일이 방문해 설득작업을 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합병에 반대했던 주주들은 지금도 이를 빗대 삼성물산수박물산으로 부르고 있다라고 귀끔했다.

 

삼성바이오 실상은

 

한편, 이재용은 지난 2010년 삼성이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 그 중에서도 바이오·헬스산업을 통해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그리고 그 이듬해인 2012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잇따라 설립했다. 전자는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며, 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의 바이오젠이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설립된 합작법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삼성에게 꼭 필요했던 것은 제일모직의 가치 부풀리기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편법 상장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와 정의당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이듬해인 지난해 2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보고 회계상 지분 평가방식도 장부가액 평가에서 공정가치 평가로 바꿨다이렇게 함으로써, ‘장부가액 평가로 회계처리할 경우 발생될 2,14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19,049억 원의 흑자로 만들 수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엔, 바로 회계의 비밀이 숨어있었는데,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49.9%까지 늘릴 수 있는 콜옵션권리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같은 회계처리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공정가치 평가방식에 따라 콜옵션 행사에 따른 약 4.5조원이 넘는 금액을 회계처리에 반영했다. 그러나 바이오젠은 지금까지 콜옵션을 단 한 차례도 행사하지 않았으며, 오는 6월이면 그 기간도 끝이 난다.

 

문제는, 바이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콜옵션 행사가 있을 것으로 보고 허위 계상한 4.5조원의 금액 때문에,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 관련 업계에선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이 분식회계 논란에서 빠져나갈 목적으로 바이오젠에게 콜옵션을 먼저 행사하게 한 후, 바로 지분매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매입계획이 없다라고 반박하는 상황이지만, 이미 언론에선 삼성물산의 바이오에피스 주식 매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럼에도, 금융감독원은 분식회계 의혹 논란이 제기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삼성물산의 바이오젠 지분 확보를 기다리는 듯 특별감리 결과를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일부 언론도 여기에 동조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을 집중 파헤치기보단 회계규정 위반없다는 바이오로직스 측의 입장만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언론들의 칭찬일색에도 불구하고 매년 당기순손실을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201611월 코스피에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970억 원에 이르고 있지만, 언론들은 영업이익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한 전문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시 박근혜 정부로부터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대표적인 게 상장 요건 완화인데, 이전에는 적자기업의 경우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꿈꿀 수조차 없었다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적자기업이라 하더라도 성장성만 있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시행규칙을 완화시켰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법인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상장을 앞둔 2015년까지의 영업손실액이 5,507억 원에 이를 정도로, 기업의 존재가치인 이익 추구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보였으며, 같은 해 기준 3,26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상황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게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일부 네티즌들도 바이오젠이 개발한 시밀러 제품에 막대한 임상비와 판공비를 대면서도, 정작 얻는 대가는 삼성바이오에피스로고를 제품에 집어넣는 것 뿐이라며 남들이 어렵게 차려놓은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얹으려 하다간, 과거 삼성자동차꼴 날 수밖에 없다라고 비꼬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적자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막연히 CMO매출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지난 10일 기준 58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또 다른 만년 적자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의 집행유예 선고 이후 해외출장을 떠난 이재용이 지난 7일 귀국하자마자, 일부 언론들은 뉴 삼성의 핵심은 바이오·헬스란 논조의 기사를 아부하듯 앞 다퉈 쏟아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 변화> 

 

정상 회계처리

실제(편법) 회계처리

영업이익(손실)

(-)2,036억원

(-)2,036억원

지배력 상실이익

-

27,024억원

기타 영업외손실

(-)107억원

(-)107억원

법인세비용

-

(-)5,832억원

당기순이익(손실)

(-)2,143억원

19,049억원

 *출처-참여연대, 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상실 판단 전후 회계처리



김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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