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로 바로가기

[성명] 38년간 특정단체가 운영한 대구정신병원을 진단과 평가 없이 수탁법인 모집 공고를 낸 대구시의 무능·무책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구시는 정신보건사업의 공공 인프라 구축안을 제시하라.

20211027일 (수) 10:06 입력

  • 축소
  • 확대
  • 이메일 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보내기
  • 트위터 보내기
대구시는 1983년 최초 위탁한 후 2021년 12월 말까지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과 학교법인 선목학원이 위탁운영하던 대구정신병원 위탁을 종료하고, 10월 22일 새로운 수탁기관을 찾는 모집 공고를 냈다. 대구정신병원(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명천로 58)은 1983년 7월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 최초 위탁하여 2016년 12월 말까지 33년간 운영했고, 2017년부터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선목학원에서 5년간 운영하다가 재위탁을 포기해 38년간 천주교 재단에서 운영했다. 2016년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사태가 발생하면서 희망원 원장이 대구정신병원 원장을 겸직했고, 조례 위반 논란이 제기되어 종합병원을 운영하는 선목학원으로 위탁 교체된 바 있다.

대구정신병원은 358병상(폐쇄 286, 개방 72)을 운영하고 있고(이전에는 500병상 가까이 운영) 2017년 12월 알코올 병동까지 설치한 정신건강의료기관이자 공공병원이다. 대구시는 수탁기관 모집공고에 정신질환자의 진료와 요양, 정신질환자의 임상 및 역학적 조사 연구,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사업 및 정신건강증진시설 종사자 교육·훈련, 그리고 정신건강증진업무 및 공공의료에 대해 대구시가 필요로 하는 사업 등 평상시처럼 조례에 명시된 내용을 수행한다고 적시했다.

38년간 특정 단체가 운영하다가 수탁법인을 교체하면 적어도 대구시는 대구정신병원을 조직 진단하고, 대구시민과 지역사회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대구정신병원의 기능과 역할 등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여 수탁기관을 모집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고 우선이다. 그러나 대구시의 모집 공고를 보면, 대구정신병원의 공공성과 위상 정립은 오로지 수탁기관의 몫이다. 제대로 된 대구시민 정신건강 증진과 공공의 역할 수행 여부를 진단과 평가 없이 앞으로 운영할 수탁기관에서 알아서 하라는 수탁법인 공모방식은 자신들의 책무를 저버리는 무책임한 행위로 충분히 비춰질 수 있다. 대구정신병원의 내부 상황을 전혀 모른 채 공모에 참여할 수탁법인은 없다. 관심있는 대상 단체들에게 충분한 정보와 근거를 제시해도 이번 공모에 참여할지 의문인데, 이런 식으로 수탁공모를 내는 것을 보면 우리가 모르는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대구시가 수탁기관의 신청서만 보고 대구정신병원의 기능과 역할, 수탁기관의 책임성, 관련 기관과의 연계·협력 등을 심사하여 결정하는 방식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고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의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2019년 노숙인 정신과 지정병원으로 대구정신병원 등을 지정했지만 관련기관의 이용 실적은 전무하고, 같은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의 정신과(폐쇄 82병상, 개방 10병상)하고도 교류가 거의 없으며, 정신보건사업 기관과의 연계도 미흡하다. 대구정신병원이 관련기관과 지역사회와 어떤 연계·협력을 맺으면서 역할을 했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을 정도인데, 대구시는 공공적 역할을 했다는 말로 넘어가려 한다. 무늬는 공공병원이지만, 그동안 대구정신병원이 공공병원이었다는 사실조차 대다수의 지역민들은 모르고 있을 정도로 대구시는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알코올, 조현병(정신분열증), 불안장애, 우울증, 스트레스질환, 성격장애, 자살 등 현대인의 정신건강 문제점은 나날이 증대·심화되고 있고, 노숙인 등 취약계층의 알코올 등 정신건강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 많아 대구정신병원의 역할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막중하다. 최근에는 코로나가 장기화 됨에 따라서 코로나 블루 증상도 심각하여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대구정신병원은 과거 입원자 대다수를 희망원 환자로 손쉽게 채워 희망원 부속 병원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자초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전환에 맞게 대구시의 정신건강 관련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자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수탁법인을 선정하는 이유가 되어야 함에도 대구시는 수탁법인만 바뀌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처럼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

이에 우리복지시민연합은 38년간 운영하다 올 12월 말 위탁 종료하는 대구정신병원의 조직진단과 평가 없이 수탁기관 모집공고를 낸 대구시의 무능·무책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지금이라도 대구정신병원의 기능과 역할 등 위상과 공공성을 사회적으로 재정립하여 정신보건사업의 공공 인프라 구축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제대로 추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대구시는 공공병원인 대구정신병원에 대해 시민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대구시는 이를 망각하지 말길 바란다.

2021년 10월 27일
우리복지시민연합



교육/문화 살아가는 이야기
  • 이전
    이전기사
    [논평] 동구 산불감시원 채용 불공정, 상대적 빈곤율 세계 네 번째 서민의 삶에 소금 뿌리는 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