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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는 신장, 신장병으로부터 내 몸 지키기

20220801일 (월) 11:38 입력 20220801일 (월) 11: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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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은 등의 갈비뼈 아래쪽에 양쪽으로 자신의 주먹만한 크기로 위치하고 있습니다. 콩의 모양새에 팥의 색깔을 띄고 있다고 하여 '콩팥'이라고 불리기도 하지요. 사람 몸무게의 0.4%에 불과하지만, 하는 일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우리 몸에 흡수되는 모든 수분을 배출하는 일을 하고, 그 수분을 통해 영양분이 분해되고 난 후의 노폐물을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합니다. 수분을 조절하는 동시에 심장과 혈관에 신호를 보내어 혈압을 조절하기도 하고, 피를 만드는 공장에 신호를 보내 피를 만드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칼슘과 인의 수치조절도 도맡아하여 뼈건강에도 관여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것 외에도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많은 일을 도맡아하고 있는 신장이 병들게 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앞서 나열했던 기능들이 모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우리가 음식이나 음료를 먹어서 몸에 흡수되었던 물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않아 몸이 붓게 되고, 노폐물이 밖으로 배설되지 않아 요독증이라고 불리는 여러가지 독성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혈압을 조절하는 기능이 떨어져 고혈압이 생기고, 피를 만드는 공장에서는 피를 제대로 만들지 않아 빈혈이 생기게 되어 피곤하고 숨이 차며 어지러운 증상이 생깁니다. 몸 속 칼슘과 인의 농도가 조절되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혈관 벽에는 칼슘이 붙어 있어 혈관이 더욱 뻣뻣해지고 결국 혈관 문제를 일으켜 다른 장기에 추가적인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결국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사람은 목숨이 위험해지는 상태가 되는 겁니다.

생각만 해도 무섭지 않나요? 그런데 더 무서운 점은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신장이 한번 망가지게 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신장기능은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검사에서 신장기능 이상이 약 3개월동안 지속될 경우 만성신장병 혹은 만성콩팥병이라고 하여 신장기능 회복이 잘 되지 않는다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신장기능이 많이 나빠져 약물로도 위의 증상들이 조절되지 않게 되면 결국 신장의 기능을 대신하게 만들어주는 투석치료를 받아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신장이식이나 투석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기에 신장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악화를 최대한 막는 것이 신장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되겠습니다. 

신장병이 있을 때 발생하는 증상은 앞서 말씀드렸으니 위의 증상이 있으신 분들은 신장 내과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면 되지만. 신장이 침묵의 장기인만큼 증상이 없으신 분들은 막막하실 겁니다. 누구에게 신장병이 잘 생기는지만 알 수 있다면 시간낭비, 돈낭비를 안 하고 신장병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최대한 막을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다행인 건 지금까지의 연구결과가 이 답답함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성 콩팥병의 환자들의 원인 질환을 조사했을 때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나타났고, 20% 가량이 고혈압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나머지 30%는 흔하지 않은 원인에 의한 것들이니, 대부분의 신장병은 우리에게 너무나 흔한 당뇨나 고혈압에 의해 생겼다는 말이지요. 달리 말하면 혈당 검사와 혈압 관리만 잘 해주셔도 만성 콩팥병의 환자의 상당수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 외에도 조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몸이 아플 때 먹는 진통 소염제, 일부 항생제 등도 신장에 손상을 입힐 수 있습니다.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 식물을 끓이거나 달인 물 등의 무분별한 섭취도 신장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몸이 좋지 않을 때 잠깐 복용하는 약은 상관 없지만 의사와 상의 없이 장기간,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약들은 고혈압과 당뇨병만큼이나 신장을 망가뜨리게 되므로 약을 복용했는데도 호전이 없다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꼭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것을 권장합니다.

대한 신장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아홉명 중 한 명은 정도와 상관없이 만성 신장병의 환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들에게 해당하는 사항일 수도 있구요. 치료제가 없는데다가 한 번 손상이 되면 회복되지 않는 우리의 신장을 지키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진과 철저한 혈압, 혈당 등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꼭 기억하셔서 더 많은 분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글 대구가톨릭대학교 칠곡가톨릭병원 곽경민 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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