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로 바로가기

어린이집 CCTV 설치, 아동 학대 막을 수 있나?

근본적 대책 없는 땜질 처방 비판 속 3월부터 의무화 예정

20150126일 (월) 09:55 입력

  • 축소
  • 확대
  • 이메일 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보내기
  • 트위터 보내기

 얼마 전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 폭행 사건으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으로 3월부터 어린이집 CCTV설치가 의무화 될 전망이다. 현재 CCTV 설치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다. 전국적으로 20% 정도의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이런 대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CCTV설치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교사와 아이들에 대한 인권침해 요소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 아동학대 사건으로 문제가 된 어린이집들이 이미 CCTV가 설치된 곳이었던 만큼 예방 실효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교사들에 대한 처우개선 등 근원적 해결책에 대해서는 손을 놓은 체 CCTV로 여론을 잠재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강북지역은 젊은 세대 비율이 높고 그에 따라 어린이집 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다.

 

 당연히 이번 상황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이런 가운데 강북지역에서 운영 중인 한 어린이집 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현재 어린이집에 CCTV가 설치되어 있나?


“이미 설치가 되어 있다. 하지만 지금 추진되는 것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만일 아이가 다쳤다면 어떻게 다치게 됐는지 CCTV를 통해 확인을 하게 된다. 아이들이 말로 제대로 설명을 못하니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이다. 부모들한테도 미리 이런 용도로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부모 열람은 금지하고 있다. 교사들을 감시하는 용도로는 쓰지 않는 것이 현재 입장이다.”


▲CCTV설치 의무화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정책이라고 본다. 원인에 대한 대책이 아니다. 교사의 인권도 그렇지만 아이들의 인권 또한 침해하는 단편적 정책이다. 게다가 이로 인해 교사들은 CCTV 눈치를 봐야한다. 아이들을 돌보는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결국 피해는 아이들에게도 미친다.”


▲그렇다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현재 어린이집 교사들의 처우가 상당히 열악하다. 임금도 얼마 안되고 근무 환경 또한 엉망인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이 개선이 안되면 근본 해결은 어렵다고 본다. 또한 어린이집을 만들 때, 교사를 채용할 때 적절히 걸러지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어린이집을 설립하는 것도 교사가 되는 것도 너무 간단하다. 정부에서 마구잡이로 인가를 내준 결과라고 본다. 마구 늘려 놓더니 이제 와서 보육비 차등 지원 등을 통해 어린이집을 죽이겠다는 정부의 좌충우돌 정책도 문제다.”


▲일선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당사자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이기도 하다. 폭행 사건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살이 떨리더라. 당연히 잘못 한 거고 처벌도 받아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낼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운영자의 입장에서 그 뒤 나오는 일련의 정책들은 많은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현재 일선 교사들은 그 영상 속에서 폭행 장면을 바라보는 아이들과 같은 처지다. 잘 못한 것도 없는 이들이 언제 자신에게 불똥이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 다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아마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앞으로 신학기를 앞두고 어린이집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어쨌든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CCTV설치에 대한 논란으로 땜질 하듯 마무리되는 일만은 없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보다 근본적 대책 마련을 기대해 본다.

 

 

강북신문 김지형 기자
earthw@naver.com 


교육/문화 어린이집
  • 이전
    이전기사
    북구에도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