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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대구 학교도서관 사서들

지난해 8개교가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없애

20160302일 (수) 16:06 입력 20160302일 (수) 18: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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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역 학교도서관 사서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에서 도서관 전담인력, 즉 사서를 배치하는 학교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8개교가 줄었다. 공립은 234개교에서 228개교로 6개교, 사립은 43개교에서 41개교로 2개교가 줄었다.


사서 감소 추세에 따라, 강북 지역 또한 도서관 수와 사서 수의 불균형을 겪고 있다. 강북지역 초등학교 24개교의 학교 현황을 알아본 결과, 평균 도서관 수는 1개로 모든 학교에서 1개의 도서관을 갖고 있다. 반면, 대구시교육청의 ‘2016년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운용 계획’을 살펴 보면 지역 24개 초등학교의 평균 사서 수는 0.7명으로, 올해 사서를 배치하지 않은 학교가 7개교였다.


보유도서가 1만8천여 권인 무태조야동 소재의 한 초등학교 도서관에는 사서가 없다. 교육부 산하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정보에 따르면, 이 학교도서관은 도서자료 18,624권, 비도서자료 479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1인당 대출자료 수는 47.5권(2014년 4월 기준)으로 이용률도 낮지 않다.


또, 태전동에 소재한 한 초등학교는 별도로 명시된 사서가 없었고, 담임을 맡고 있는 교사의 세부 업무에 도서관 관리가 포함되어 있었다.


사서가 부족하면 도서관의 질이 저하된다. 기본적인 도서 정리는 물론, 장서 구매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교도서관에 비치되는 도서의 경우, 사서가 교과서에 나오는 책과 학생들의 희망 도서, 매년 소개되는 추천 도서 등을 모두 고려해 구매하게 되는데, 사서가 없으면 자연스럽게 구입하는 도서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데에 시간적 제약도 생긴다. 사서가 없는 학교는 도서관을 상시 개방할 수 없어 개방 시간을 제한하기 때문. 학교도서관은 주로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방과 후 시간에 가장 많이 이용하는데, 도서관 이용이 제한되면 이 학생들은 갈 곳을 잃게 된다.


전미영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사서분과장은 “사서가 없으면 학교도서관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서가 없는 학교는 대부분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형식으로 하루에 2~4시간씩 도서관을 운영한다. 도서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장서인데, 이런 식으로 도서관을 운영하면 구입하는 책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현재 대구교육청에서는 기존 사서가 사직을 해도 신규 채용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교도서관 사서의 자리가 위태로운 이유는 매년 달라지는 학교 예산 때문이다. 학교도서관 사서 인건비는 시교육청 지원비와 학교 자체 예산에서 각각 50%씩 편성해서 사용한다. 이 예산이 매년 변동되다 보니, 예산이 줄어든 해에는 학교에서 사서 인건비까지 부담하기가 힘들어지고, 사서를 반납하는 사태까지 발생하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과도한 누리예산 편성으로 학교도서관운영 지원비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사서분과장은 “올해 내가 근무하는 학교의 도서구입비는 작년 1천만 원에서 올해 8백만 원으로 2백만 원이 줄었다. 도서구입비는 교육청에서 학교 예산의 3% 이상을 확보하도록 권장하고 있는데, 올해 학교 마다 전체 예산이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레 도서구입비도 줄어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시교육청에서 사서 인건비를 절반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학교에서 충당하라는 것이 학교에서 사서를 반납하는 일이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경남 등 사서 인건비의 70% 정도를 시교육청에서 지원하는 지자체도 있다. 대구 지역 사서들의 위치가 좀 더 안정되기 위해서는 대구시교육청이 사서 인건비를 100%까지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지난 2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누리예산 전액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현재 대구시교육청은 2016년도 제1회 추경예산을 편성해 대구시의회에 심의 의결을 요구해놓은 상태다. 제1회 추경예산이 먼저 밝힌 본예산과 어떻게 달라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은빈 기자 


교육/문화 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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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숙취기사님 운전 안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