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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들의 방과후시간 ③ 초등돌봄교실

20150413일 (월) 09:4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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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의 방과후시간에 대한 고민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계속해서 다양한 관련 기관이 생기고, 새로운 대책이 제시되고 있지만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학교도 방과후 시간의 한 방법을 제시하고자 나섰다. 바로 ‘초등돌봄교실’이다.

 

 


기자는 돌봄교실을 살펴보기 위해 태전동 소재 관천초등학교(이하 본교)를 찾았다. 관천초교 돌봄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은 현재 35명. 2학년이 16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 1학년 13명, 3학년 5명, 4학년 1명 순이었다. 본교 학생수 총 339명의 약 10%에 해당하는 인원이었다.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점심을 먹고 1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6시간 동안 돌봄교실에 참여한다. 부모가 데리러 오거나 중간에 학원을 가는 경우에는 더 빨리 하교하기도 한다. 수업료는 무상이며, 교육비를 지원받지 않는 가정은 간식비로 한달에 3만원을 지급하면 된다.


본교의 돌봄교실은 두 개의 반으로, 1반은 모두 1학년이고 2반은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병행하는 2, 3, 4학년이 섞여 있다. 두 반이 단체활동 프로그램과 개인활동 프로그램을 번갈아 가며 수업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단체활동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다른 특기적성수업을 듣는 것으로 동화구연(월), 미술(화, 목), 놀이체육(수), 음악줄넘기(금)가 있다. 개인활동 프로그램은 교우활동, 블록쌓기 등 자유롭게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는 것이다. 본교 돌봄교실 담당자 김 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집에서 노는 것처럼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아이가 하고 싶은 게 없으면 담당하는 전담자가 계획한 놀이를 같이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오늘의 특기적성교육은 음악줄넘기였다. 아이들은 강당에서 음악에 맞추어 줄넘기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올해는 특기적성 수업에 신체활동을 많이 넣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수업이 ‘놀이체육’과 ‘음악줄넘기’같은 신체 활동 수업이다.”


돌봄교실은 방학 중에도 운영되고 있다. 여름, 겨울 방학뿐만 아니라 봄, 가을 단기 방학에도 운영한다.


“방학 기간에도 학부형들은 방학이 아니니까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방학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명절에도 가정에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돌봄교실에 맡겨야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서 돌봄교실을 운영한다.”

 

“재밌지만… 집에 가고 싶어요.”

 

올해는 돌봄교실 대상자가 바뀌었다. 작년에는 누구나 희망하면 참여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저소득층, 한부모, 맞벌이 가구일 경우에만 참여가 가능해졌다. 또 작년까지는 전교생이 다 신청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4학년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

 

“5, 6학년은 주로 학원을 가거나 아이들끼리 어울려서 놀기를 원하기 때문에 돌봄의 기능이 저학년에 비해서 약하다. 그래서 실제 참여 학생수는 크게 변동이 없었다. 저학년은 어른들의 보살핌이 필요하니까 그 역할을 학교에서 하는 것이다. 5, 6학년도 참여할 수 있는 ‘방과후 연계형 돌봄교실’이 있긴 하지만 본교에서는 희망자가 없어서 운영하고 있지 않다.”


간혹 대상자 조건에 안 맞지만 희망하는 분들도 있다.
“올해는 둘째 아이가 어려서 첫째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내고 싶다는 분이 있었다. 이런 경우는 인근 기관인 ‘꿈모아지역아동센터’에 안내를 드린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떨까? 본교에서는 매년 학부모 만족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말에 만족도 조사를 한다. 작년에는 100점 만점에 90점대가 나왔다. 대부분의 학부모가 간식과 프로그램 운영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만족한다고 한다. 아이의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시간을 조정해달라는 건의 사항은 가끔 있다. 전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건의는 문제 사항이 되지 않는 한 학교 측에서 다 반영해서 운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돌봄교실 참여의 이유는 주로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이었다.
“맞벌이 가정 중에도 가정적으로 부유하신 분들은 학원을 돌리기도 하는데 학원비가 만만치 않으니까 사교육에 대한 부담이 큰 건 사실이다. 또 비용에 비해 돌봄교실의 프로그램이나 간식에 대해 좋게 생각해서 학원이나 다른 기관이 아니라 돌봄교실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자유활동 시간인 1반을 찾아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았다. 먼저 다가온 건 민지(가명)였다.
“여기 오면 재밌다. 친구들이랑 ‘돈놀이’하는 게 제일 재밌다. 싫은 것도 조금 있다. 책 읽는 건 싫다.”


또 5시에 집으로 귀가한다는 예진이(가명)는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재밌다. 싫은 건 없다.”라고 했지만 “엄마랑 아빠랑 다 일하러 간다. 집으로 가고 싶긴 하다.”라며 덧붙였다.


예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자 “신문에 나오는 거예요?”라며 몇 명의 아이들이 더 다가 왔다. 같은 반 혜경이(가명)와 민선이(가명), 준석이(가명)였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재밌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혜경이는 “오늘은 여기 있다가 4시에 피아노 학원에 간다. 다른 날은 영어 학원도 간다. 여기 안 오면 학원 2개 더 가야 된다. 학원 가기 싫다.”라고 했고, 민석이 또한 4시에 영어 학원을 갔다가 집에 가면 8시가 된다고 했다.


관천초등학교 박종환 교장은 “방과후 돌봄교실은 학부모들의 요구에 의해서 만들어 진 것이다. 집에서 애들을 돌봐 줘야 하는데 맞벌이 등 각자 이유가 있어서 그러지 못하니까 학교에서 그것을 대신해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정부에서는 ‘온종일 엄마품 프로그램’, ‘돌봄교실 저녁반’ 등 다양한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지만 교사의 근무시간 등의 이유 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행이 어렵다.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신경써서 운영하고 있지만 가정에서 부모가 돌봐주는 것에는 못 미친다.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시키는 것 보다는 부모가 사랑으로 돌 봐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돌봄교실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다양한 유형이 있었고 학원도 병행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부모님과의 귀가시간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학원에 보내 지는 아이들에게 돌봄교실은 그나마 숨통을 트는 곳이었다. 그러나 ‘친구들과 노는 것이 재밌지만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덧붙이는 모습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가정의 손길 임을 보여 준다.

 

 


강북인터넷뉴스 정은빈 기자
kb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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