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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기만 한 ‘사랑의 도시락데이’

대구시교육청, 중학교까지 확대 논란

20150415일 (수) 17:1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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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는 ‘사랑의 도시락데이’ 이벤트를 중학교까지 확대하겠다는 시교육청의 방침이 논란을 빚고 있다.

 

‘사랑의 도시락데이’란 한 달에 한 번 정도(연간 6회) 특정일을 정해 학교 급식대신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고, 부모가 자녀에게 작은 편지를 써서 도시락에 함께 넣어주도록 권장하여, 사랑과 소통을 전하도록 한 교육 정책이다. 지난해 4월부터 계속되고 있으며 대구지역 초등학교 219곳 중 208곳(95%)에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그 취지와 달리 도시락데이에 대한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도시락 반찬의 차이로 느낄 위화감, 맞벌이부모님의 바쁜 출근준비로 도시락을 김밥으로 대체해야 하는 소외감 등 아이들이 받게 될 상처가 적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태전동에 사는 정 모씨(여, 43세)는 “우리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줄 형편이 되지 않아 김밥을 사서 보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날 저녁 아이가 울음을 터뜨려서 적지 않게 당황했다. 이렇게 해야만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느끼는 건 아니지 않느냐? 다음번에도 도시락을 싸줄 수 있을지 의문이고 그때 또 이런 부담감을 느껴야 하는 것이 싫다.”며 도시락데이 이벤트에 대해 심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런 우려 때문에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형식적으로 원래 도시락을 싸서 가야 되는 현장체험학습일에 도시락데이를 병행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도시락데이를 비빔밥데이로 바꿔서 비빔밤에 들어갈 밥과 반찬 한 가지만 챙겨오도록 하여, 도시락데이가 가지는 위화감과 소외감을 없애고 아이들이 즐겁게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초등학교 교사 A씨는 “대구시교육청의 교육정책은 무상급식에 대한 인식에서도 드러나듯이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 무상급식의 이유는 소외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없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아이들이 차별받지 않고 상처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는 것은 교육의 기본이다. 도시락데이에 대한 문제인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도시락데이는 가정환경의 차이로 아이들이 느낄 감정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대구시교육청의 배려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구시교육청은 “학부모만족도 자체설문조사결과 72%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를 중학교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도시락 준비가 어려운 학생을 위해 교육복지 예산, 학교급식 활용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논평을 통해 “아이들이 느끼는 위화감과 소외감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여러 부작용을 가지는 ‘도시락데이’ 이벤트를 전면 재검토하고, 아이들의 눈높이로 아이들을 보다 세심하게 배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시교육청은 올해 도시락데이 운영을 희망한 중학교 15개교를 대상으로 1학기와 2학기 중 매월 한 차례씩 진행할 방침이다.

 

강북인터넷뉴스 김형준기자
www.kb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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