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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의 방과 후 시간 ④ 지역아동센터

20150420일 (월) 10:2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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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아이들이 방과 후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교, 학원 정도이다. 하지만 두 곳이 모든 엄마와 아이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가정 마다 원하는 교육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별화를 두는 다양한 아이돌봄 기관들이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 소개할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의 아동을 보호, 교육하고 건전한 놀이와 오락을 제공하는 기관으로 아동의 건전한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 교육보다 ‘잘’ 보호하는 것이 우선인 센터
태전동 소재 꿈모아 지역아동센터(이하 센터)의 현재 아동 수는 12명이다. 5학년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이 1학년이다. 2학년이 없어서 저학년보다 고학년이 더 많다. 센터의 운영시간은 점심부터 저녁 7시까지이다. 저학년 아이들은 점심을 먹고 하교하면 거의 1시에 입소하고, 고학년들은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놀거나 학원을 갔다오는 등 입소시간이 다양하다고 한다.

김유미 시설장은 센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호 기능’이라고 말했다.
“센터마다 다르지만 요즘 학구열이 높아서 지역아동센터에서도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를 잘 보호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프로그램 중에 교육의 비중은 높지 않다.”
교육에 열을 올리지 않는 것은 이 센터의 장점이기도 하다. 
“집 근처에도 기관이 있는데 일부러 멀리서 여기까지 오는 아이가 있다. 여기는 다른 수업은 하지 않고 수학만 가르치는데, 수학도 아이 수준에 맞게 천천히 진도를 나간다. 그런 점이 좋아서 여기까지 온다고 하더라.”




센터는 수학교육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의 프로그램은 요일별로 독서토론, 과학실험, 수학교육 등이다. 아이들은 수업 받는 시간이 아니면 자유 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보드게임도 많이 구비해 놓았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독서토론 시간이다. 원래 독서라고 하면 아이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싫어하기 마련인데, 우리 기관은 담당 선생님이 굉장히 재밌게 가르쳐 주셔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 가정을 우선으로 하는 복지기관이다.
“이용 조건은 없지만 우선 조건은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있거나 하는 경우에는 정원을 모집할 때 우선시된다. 물론 일반 가정도 이용 가능하다. 이용료는 무료이지만, 일반 가정은 월 5만원의 이용료가 든다.”



◆ 센터에 오는 것이 즐거운 아이들
센터의 학생은 관천초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관천초등학교에서도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운영시간이 5시까지이다. 맞벌이 가정  중에 더 늦게까지 돌봄이 필요한 경우나 돌봄교실 이용조건에 해당이 안 되는 경우, 학교에서 우리 기관으로 소개를 해 준다.”

학부모들은 어떤 이유로 꿈모아 센터를 찾았을까?
“말했듯이 맞벌이 가정 등 아이 돌봄이 필요한데 다른 기관의 운영시간보다 더 오랫동안 돌봄이 필요한 경우이다. 또 학원을 보내는 분들이 많은데 학원비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분들도 이곳으로 아이를 보내고 있다.”

센터에서는 매년 학부모 상담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식사다. 우리는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건의 사항은 주로 교육 부문에서 들어온다. 학교 진도에 맡게 다른 과목도 봐달라거나, 반대로 더 천천히 봐달라거나 하는 식이다.”

센터에서는 중·고등학생도 입소를 받는다. 그러나 현재 입소자 중 중학생 이상은 없었다.
“중·고등학생도 입소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큰 아이들은 학교 숙제나 공부로 바쁘거나 친구들끼리 시간을 보내거나 하는 것 같다. 센터에서 중·고등학생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는 한, 중·고등학생이 센터를 이용하기는 계속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담한 크기의 센터에서 아이들은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수학공부를 하고 있었고 몇몇 아이들은 보드게임을 하며 놀고 있었다. 보드게임을 하는 아이들 주위에는 급식을 담당하는 어르신들과 선생님들이 둘러 앉아 구경을 하고 있었다.

한창 보드게임을 하고 있던 동현이(가명)는 4학년의 초등학생이다. 동현이는 3남매의 차남으로, 여동생과 함께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동현이네 남매는 모두 센터에 다니고 있다고 한다.
“센터에 오면 친구들이랑 놀 수 있어서 좋고 재밌다. 공부하는 건 조금 싫다. 다른 친구들은 학원가거나 집에서 논다. 학원가는 건 싫다. 걔네도 학원가는 것은 싫어한다. 나도 조금 있다가 영어학원에 가야 한다.”

옆에서 게임을 구경하던 5학년의 태영이(가명)는 “센터에 오는 것이 즐겁다. 싫은 점은 없다.”고 말했다.

북구에는 꿈모아 센터뿐만 아니라, 동네마다 지역아동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조금만 찾아보면 우리 아이를 보살펴 줄 다양한 성격의 기관들이 존재하고 있다. 학부모마다 자녀에 대한 교육 철학이 다르다. 아이들도 아이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다. 이때까지는 많은 가정에서 그저 익숙한 구조에 아이를 억지로 끼워 맞춰왔는지도 모른다.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의도된 행동을 강요받는 아이들의 방과 후 시간은 무의미하기만 하다. 억지로 몇 시간씩 학원 의자에 앉아 있지만 머릿속엔 사실 축구생각만이 가득한 남자아이들처럼 말이다. 조금만 더 눈을 넓히면 우리 아이에게 딱 맞는 방과 후 시간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방과 후 시간은 엄마들의 고민 대상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만 변화시킨다면 엄마와 아이의 방과 후 시간이 즐거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강북인터넷뉴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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