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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행복을 전하고 싶어요

[인터뷰 공감] 서양화가 박신형

20160131일 (일) 14:57 입력 20160131일 (일) 15: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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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눈이 내리던 지난 29일 찾은 서양화가 박신형(54)의 화실에는 가지각색의 작품들이 쌓여 있었다. 아담한 화실 곳곳에 놓인 작은 소품들마저 개성이 넘친다. 모두 박신형 작가가 손수 만든 것이다. 이날 박신형 작가를 만나 그녀의 미술 인생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 화폭에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담다

 

구암동에 거주하고 관음동에 화실을 두고 있는 박신형 작가는 강북예인전에 속해 있는 우리 지역의 화가다. 경산시 와촌면에서 태어난 박 작가는 20년 전 남편을 따라 지금의 동네로 오게 되었다.


어릴 적 장래희망을 물으면 망설임 없이 화가라고 답하던 박신형 작가는 줄곧 한 길을 걸어왔다.
초등학생 때부터 교내·외에서 열린 사생대회에서는 수상을 놓치지 않았고, 서랍에 모으던 물건 상표 등 예쁜 그림들은 어린 박 작가의 보물이었다. 중학생 때는 재능을 알아본 미술선생님이 박 작가에게 응용미술과 진학을 제안했다. 당시 박 작가가 그림을 그려서 교무실로 가져가면 선생님이 개인 지도를 해주기도 했다. 그 후 그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를 진학해 동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응용미술과를 전공했지만 대학에서 그림을 그리다 보니 점점 순수미술로 마음이 갔다. 그래서 유화를 주로 그리지만, 유화뿐만 아니라 수채화, 연필 초상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현재 작업 중인 작품 ‘인간=자연’은 유화 작품이다. 이 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1달. 작품 속 하늘은 노을이 지고, 푸른 산봉우리가 끝없이 펼쳐진다. 가로수길에서는 자전거를 끄는 남자와 흰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걸어온다. 알록달록한 3그루의 키 큰 나무가 따뜻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듯 유독 자연에 관심이 많은 박 작가의 작품 소재는 주로 자연이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같이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담고 있었다. 박 작가는 구체적인 장소를 보고 그리기보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풍경을 그림으로 그려낸다.


“어떤 사물을 통해 영감을 받기보다는 그냥 내 생각을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려고 한다. 그림에는 주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는다. 자연과 인간의 삶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예술로 승화하려고 한다.”


박신형 작가의 자연에 대한 애정은 다른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물건을 포장하고 있던 박스의 뒷면에 사람 얼굴을 만들고 보석을 붙인 작품도 있고, 강북예인전에 출품했던 작품의 액자도 시판되는 것을 사용하지 않고 폐품을 활용했다.


“아무 생각 없이 버려지는 물건들도 예술로 승화시키면 다양한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다. 일상에서 그냥 버려지는 것들이 많은데, 여기에 그림을 넣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만들어 보니 재미있어서 취미 삼아 몇 개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박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갖는 작품은 그녀의 자화상이다. 청도의 어느 복숭아밭에서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은 제30회 대한민국미술대전(2011)에 입선하기도 했다.


작품에 대한 설명을 부탁하자 박 작가는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작가가 밝힌 작품의 의도로 관객들의 감상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림은 설명이 곁들여지면 더 이상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의도를 세세히 알려주기 보다는 보는 이가 제 그릇에 맞게 마음 안으로 그림을 끌어들여야 한다. 그저 보는 이들이 나의 그림을 통해 자신들의 일상에서 따뜻함과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 보여주기식 작품을 넘어 나눔을 이루다

 

박 작가가 작품 다음으로 관심 있는 것은 작품을 통한 나눔 활동. 박 작가는 작품을 통한 수익을 기부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소아당뇨 환아돕기 자선전’에 작품 2점을, 2013년에는 연말 불우이웃을 돕는 ‘사랑의 작품전’에 1점을 출품했다. 또, 최근까지는 경북대학교병원에서 6년 동안 미술심리치료강의 자원봉사를 다녔다.


“미술심리치료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대학원을 막 졸업했을 때부터 경북대병원에서 6년 정도 봉사를 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봉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 번도 붓을 놓은 적 없는 박 작가의 모습은 자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아들은 현재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꿈을 펼치고 있다.


“아들이 하나 있다. 남편이 사업을 하고 있는데, 나와 남편은 아이가 이 사업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미술계열 쪽으로 적성을 드러냈다. 학원을 보낸 적도 없는데 그림을 잘 그려서, 학교 미술 시간만 되면 친구들에게 그림을 그려주고 몇 백 원씩 받아서 같이 떡볶이를 사 먹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미술학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고민이 되었지만 나도 내가 원하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부모로서의 욕심을 버리고 아이가 원하는 길을 가도록 해주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나도 느꼈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박 작가의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많은 관객들이 작품으로 인해 위안을 받을 수 있다면 비로소 꿈이 완성된다는 그녀는 아직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고 있다. 2년 후에는 달성군 가창에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카페를 짓고 싶다고 한다.


박 작가는 오는 4월 말에 열리는 강북예인전 릴레이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이 전시회에서는 박 작가의 유화와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 등 약 7~8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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