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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집 건축학교 들어보셨나요?

그곳에 가면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꿈을 쫓고 있어요~

20190923일 (월) 15:30 입력 20190923일 (월) 17: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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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교육()을 통해 입소문을 탄 작은집 건축학교(아래 건축학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해가 거듭될수록 커지고 있다. 수강생을 받기 시작한 2015년 초창기만 하더라도 자리를 잡을까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보란 듯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작은집 건축학교 문건호 교장(왼쪽)과 손정현 작가.

 

올 연말까지 진행될 1034, 1135기 수강생 모집도 일찌감치 마감됐다. 기회를 놓친 이들이 대기자 명단에도 넣어달라고 아우성이지만, 수강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작은집 건축학교 관계자의 귀띔이다.

 

18(5.5)의 그렇게 크지도 않은 작은집에 왜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는 걸까.

 

답은 의외의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바로 타이니 하우스(Tiny House). 이동식 초소형 주택으로 통하는 타이니(작은집) 하우스 열풍은 부의 상징이나 다름없었던 집 크기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나, 큰집에 대한 갈망이 더 컸던 국내에선 작은집이 가져다 준 충격파는 예상외로 컸다. 설마, 이렇게 작은집에서 만족하면서 살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곳곳에서 머리를 곧추세웠지만, 이내 작은집 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왜 작은집 열풍일까?

 

18규모의 목조 주택 1층엔 욕실과 주방은 물론 작은 거실까지 갖춰져 있다. 2층에도 침실까지 구비돼 있다. 풍요롭진 않지만 만족할만한 삶을 살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작은집 건축학교 문건호 교장(53)의 얘기다.

 

문 교장은 작은집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여유 공간이 넉넉한 큰집과 달리, 작은집은 바닥 천장 어느 한 곳 버릴 곳이 없다라고 전제하고,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속속들이 제대로 찾아 활용해야 한다지금도 공간활용을 위한 실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특히 교육생들의 조언이 하나둘씩 반영되고 개선되다 보니, 비록 작은집이지만 공간적 효율성을 갖추고 완성도까지 높여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부인 손정현(51) 작가도 내손으로 내집도 짓고 먹거리도 해결하면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그게 지금 작은집 건축학교를 하게 된 씨앗이 된 것 같다단순히 그냥 건축 기술을 가르친다는 게 아니라 모든 동물들도 다 자기집은 자기가 짓는데, 새들도, 거미도 다 짓는데... 왜 인간만 못 짓나, 이런 생각에서 시작한 것이 벌써 만 5년차에 접어들게 됐다라고 거들었다.

 

특히, ·손 부부는 작은집에서 살던 큰집에서 살던 그건 우리 마음가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아무리 편안하고 좋은 시설을 갖춘 큰집에서도 가족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행복할 수 없다. 집의 크기와는 상관없이 나에게 맞는 집, 가족 모두가 만족하는 집이라면 행복한 최고의 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 김
동욱 법인설립 추진위원장이 ()자크르하우스 운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꿈 쫓는 이상한 협동조합

 

·손 부부의 마지막 목적지는 1기부터 35기까지 모든 수강생들이 한 곳에 모여 넉넉한 삶을 함께 꾸려갈 수 있는 작은집 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초 단계로 올 연말에 협동조합을 설립할 예정이다. 지금보다 더 넓은 곳에 새 보금자리도 이미 마련해둔 상태다.

 

이제 남은 건 작은집 건축학교를 통해 형제자매 이상의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수강생들의 응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바로 협동조합이다. 건축협동조합의 뼈아픈 실패 경험을 살려 이번엔 제대로 해볼 심산이다. 그래서 협동조합과 주식회사를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이상(?)한 법인도 만들 예정이다.

 

수강생들로만 구성된 협동조합 외에도 일반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자크르하우스를 함께 설립해, 협동조합의 최대 약점인 수익적인 측면까지 보완하겠다는 것이 문·손 부부의 마지막 탈출구인 셈이다.

 

물론, 여기엔 게임 개발자에서 건축학도로 전업한 김동욱 법인설립 추진위원장의 아이디어도 한몫했다. 그는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딱 알맞게 좋다라는 의미의 자크르란 이름을 직접 찾아낸 인물이다.

 

김 추진위원장은 작은집 건축학교 수강생들에게만 판매되는 작은집들이 판매되지 않고 재고로 쌓일 경우 조합 경영에도 어려움이 발생하게 된다하지만, 남아도는 작은집을 일반인들에게도 양도하거나 일정기간 빌려줄 수 있다면, 조합의 자금난도 어느 정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자크르하우스를 생각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나만의 작은집 찾기

 

건축업계의 갑을 관계, 주종 관계를 철저히 배제하는 것이 작은집 건축학교의 첫 번째 원칙이다. 아울러, 클라이언트와 건축가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두 번째 원칙이다. 그래야만 누구나 행복할 수 있는 나만의 작은집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손 부부가 힘주어 강조하듯, 이들의 미니멀 라이프를 향한 나만의 작은집 찾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협동조합과 자크르하우스가 톱니바퀴처럼 한 몸이 돼 잘 굴러갈 때도 나만의 작은집 찾기는 멈추지 않고 여전히 계속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노스탤지어가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정미 기자

 

 





작은집 건축학교 수강생들의 나만의 작은집을 짓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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