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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철 칼럼] 코로나 19, 백신이 나오면

20200720일 (월) 11:07 입력 20200720일 (월) 11: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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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사세요

함께 사는 세상이요

 

코로나 19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한 때 거의 종식을 기대할 만하다 싶었던 우리나라의 경우도, 다시 전국으로 그 기세가 확산되는 양상을 드러낸다. 그나마 온 국민의 적극적 대응으로 크게 번지지는 않지만, 잠시도 맘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다시 광주로 그 불길이 번졌고, 해외유입도 사그라들 기미가 없다. 하루 확진자 50~60명 선이 연일 이어지다 보니, 뉴스를 보는 국민들도 내심 이러다 어느날 갑자기 확 번지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을 놓을 수 없다. 다행히 정부의 긴밀하고도 치밀한 대응과 전 국민의 합심단결로 한편 안심하기도 하지만, 어디 세상일이 그리 만만한가 하는 생각이 늘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른다. 참 오랫동안 잘 대처해왔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엄습하면 맘이 먼저 지치기도 한다. 이란에서는 이미 2차대유행이 있고, 가을이면 세계적으로 팬데믹 대유행이 우려된다고 하니, 더욱 그러하다.

 

가을 대유행 사실일까

 

그래도 우리는 낫다. 세계 최강 선진국이라는 미국은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지는 듯하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재확산하는 주()들에 대해 '재봉쇄'를 심각하게 검토해보라고 권고했다. 그는 전면적 경제 봉쇄가 아니더라도 모임 통제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같은 단순한 조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발언이 나오고 며칠 뒤, 그는 사실상 직위에서 퇴출됐다. 방역보다는 경제가 우선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가 이미 3백만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14만 명에 육박한다. 인구 대비로 보더라도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압도적 세계 1위다.

남미의 브라질도 만만찮다.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마스크를 외면한다고 한다. 물론 그들만의 고충도 있을 게다. 당장 굶어죽게 될 지경이라면(남미 곳곳에서는 이런 사정도 있는 모양이다.) 우선 밥벌이부터 나서는 게 맞을 수도 있으니, 사정도 모르는 남이 나서서 이러쿵저러쿵 할 이야기는 아닌 면도 있다. 하지만 하루 확진자가 4만 명에 이르는 지경이라면, 국가가 뭔가 대책을 세우는 게 마땅하다. 초기 대응 실패와 너무 이른 경제활동 재개가 남미 코로나 확산의 주범이라는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일하다 죽자.”라는 말로 사태를 호도하려 한다니 참 안타깝다. 남미에서는 볼리비아 대통령도 장차관 13명과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온두라스 대통령 부부도 그렇다고 한다.

 

천연두 백신은

 

암튼 현재 인류사회는 방역만으로 코로나19를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백신 개발에 목을 매고 있다. 각국이 경쟁적으로 백신개발에 나서, 이제는 여기저기서 개발에 성공했다느니, 임상시험에 들어갔다느니, 또는 시험결과가 상당히 좋다는 등의 얘기가 들려온다. 우리나라에서도 4살 아이를 둔 40대 남성이 임상시험에 참여해, 백신 후보를 첫 투여받았다는 소식이다. 백신이란 게 자칫 잘못하면 병 잡으려다 사람 잡을 수도 있는 것이라, 부작용을 확실히 차단하려면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지만, 하루빨리 이거다 싶은 백신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건 모든 인류의 기대이리라. 

인간이 백신을 처음 만든 건 영국에서의 일이다. 18세기 말, 당시에는 천연두가 무서운 병이었다. 일곱 명 중 한 명이 이 병으로 사망했다 한다. 그런데 에드워드 제너라는 젊은 시골의사가 소 젖을 짜는 아가씨들이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증상은 훨씬 약한 우두(牛痘, 소 천연두)에 쉽게 걸리고, 일단 우두를 앓고 난 뒤에는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1798년 제너는 우두바이러스를 몸에 접종해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얻게 하는 우두법을 개발한다. 이로써 인류는 천연두를 완전 극복한다. 인류 최초로 전염병을 이겨낸 것이다. 지금은 아무도 천연두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사실 제너 이전에는 천연두 환자의 상처에서 긁어낸 피 등을 직접 건강한 이의 피부에 접종하는 방법은 있었다. 이 방법은 간혹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접종받은 이가 바이러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너도 어릴 때 이 방법을 시술받고는 죽다 살았다 한다.) 

 

만사형통이 있나

 

그런데 백신이면 만사형통일까. 인류는 제너 이후에도 페니실린이라는 항생제를 개발해, 세균성 질병들을 멋지게 이겨냈다. 백신과 항생제로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듯이 보였다. 50년 전인 1969, 당시 미국 공중위생국 장관은 전염병의 시대는 이제 그 막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몇 년 전 세계보건기구(WHO)전염병 시대가 다시 재연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들의 저항 능력이 인간의 백신이나 항생제 개발 속도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간에 비해 워낙 세대가 짧기 때문에 훨씬 빨리 인간의 무기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기억하는가. 한때 광우병 공포가 세상을 두려움으로 떨게 하더니, 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뒤를 이었다. 영국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유럽을 건너 중동과 몽골, 남미까지 덮쳤다. 구제역은 사람을 해하는 전염병은 아닌지라 위기감은 지금의 코로나 바이러스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질병의 전파를 막기 위해 멀쩡한 소 돼지를 구덩이를 파고 도살하는 참살을 연출했다. 그때 전국 불교 사찰에서 이 생명들의 극락왕생을 비는 재를 올리기도 했지만, 사람 살자고 죄없는 동물을 마구 죽이는 짓거리는 인간의 민낯을 돌아보게 하기도 했다. 구제역 뿐 아니다. 인간이 걸리는 메르스나 사스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이기려면 전략을 바꿔야

 

인간과 바이러스와의 전쟁. 서로가 새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선다. 하지만 사실 이런 표현은 순전히 인간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저항한다는 것은 그들의 의지로 하는 게 아니다. 꼭 인간을 이겨먹겠다고 작정하고 나서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연히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난 개체 가운데 인간의 약물을 이기고 살아남은 개체가 다시 증식한다, , 변종이 기승을 부린다는 말일 뿐이다. 그래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끝이 없다는 말들을 하는 것이다. 어차피 지혜롭게 공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가장 자연스럽다. 자연의 일을 인위로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을까. 당장은 이겨낸 것 같아도 이건 끝없는 싸움이다. 앞으로 이 싸움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 저들의 천성을 바꿀 수는 없으니, 우리의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문명의 근본적 전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핵심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이 설정하는 문제다. 지금 인류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을 대상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을 잘 탐구하고 정복하고 이용하려고만 한다.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는 이런 작업도 분명 필요하다. 인간은 자연에 비해 그다지 강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의 이치에 따를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과학기술문명의 단맛을 너무 많이 맛본 호모 사피엔스에게 이 일은 쉽지 않다. 이와 반대되는 입장이 오히려 힘을 얻는 형국이다. 그래도 코로나 19의 교훈은 그게 아닌듯 싶다. 거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 인간이 이제는 자연 앞에서 겸손을 배워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환경윤리의 정립

 

근대 환경윤리의 아버지라 일컬어지는 생태학자 알도 레오폴드는 자연과 생명을 바라보는 시각을 근원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은 인간도 그 속에 포함되는 생명공동체다...거대한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은 주인이 아니라 다른 생명체들의 동료 항해자일 뿐이다.”

지난 79일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발표했다. 비상선언문은 환경학습권을 보장하고, 학교와 마을을 넘어 지역에서 함께 미래세대의 건강권과 안전권을 확보하며, 학교 온실가스 감축 방안 모색과 지구공동체 생태시민 교육 등을 강조했다.

 

전인철 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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