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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을 파는 가게를 아시나요?

아름다운가게 칠곡점 방문기

20160224일 (수) 14:5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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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각박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뉴스에서도 좀처럼 훈훈한 소식을 찾기가 어렵다. 다들 먹고살기 어려워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돕거나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웃과 나누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이 있다. 아름다운가게도 그중 하나다. 재사용을 통한 순환과 이웃들을 위한 나눔을 펼치는 이름 그대로 ‘가게’다.


강북지역에도 아름다운가게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여전히 많은 주민이 모르고 있다. 올해부터 매니저가 새로 왔다는 소식에 지난 23일 직접 아름다운가게를 방문했다.


평일 오후였지만 3호선 팔거역 부근 한 상가건물 2층에 자리한 가게 안은 생각보다 분주했다.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은 물론, 앞치마를 하나씩 차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까지 모두가 활기찬 모습이었다. 가게 안쪽에 마련된 사무공간에서 박상규 매니저와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박상규(48) 매니저는 올해 1월 1일부터 칠곡점으로 발령을 받아 일하고 있지만 2004년 입사한 아름다운가게 활동 13년 차 베테랑이다. 대구에 첫 매장이 생길 때부터 시작해 지역본부장 등 여러 역할을 맡아왔다.


“아름다운가게는 나눔과 순환, 우리 사회의 친환경적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사회적기업이자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기부받은 물품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손질해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나눔 하는 가게입니다.”


간략한 소개였지만 아름다운가게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설명이다. 아름다운가게는 지난 2002년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전국에 127개의 매장이 운영 중이며 상근 직원만 4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아름다운재단의 사업이었으나 2007년 별도 재단으로 독립했다. 대구에는 칠곡점을 포함해 수성점, 월성점, 남산점까지 총 4개의 매장이 있다.


각 지점을 포함해 지역본부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대략 3년 주기로 역할이 바뀐다. 다른 지점 매니저로 가기도 하고 지역본부에서 일하기도 한다. 박 매니저도 같은 이유로 이번에 칠곡점으로 오게 된 것이다.


아름다운가게는 정식 직원인 매니저 외에 활동천사라 불리는 자원봉사자들이 운영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칠곡점의 경우도 활동천사가 40여 명이나 된다. 이날 방문했을 때도 3명의 활동천사가 매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가게인 만큼 물건을 판 수익금에 관한 이야기가 궁금했다.


“매장운영, 인건비 등 기본 운영경비를 제외한 수익은 주로 수익나눔 활동을 통해 자선사업에 사용됩니다. 정기적으로는 일 년에 두 번 수익나눔을 하는데, 첫 번째는 설을 앞두고 진행하는 ‘아름다운 나눔 보따리’이고 하나는 하반기에 진행하는 ‘아름다운 희망 나누기’라는 나눔 프로그램입니다.”


‘나눔보따리’는 조손가정 등 어려운 가정을 선정해 생필품과 이불 등이 담긴 말 그대로 보따리를 전하는 나눔이다. 이날은 특별히 배달 봉사를 하는 배달천사를 모집해서 대구 지역 전체적으로 진행한다. ‘희망 나누기’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의료비나 긴급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수익 나눔 과정에서는 별도로 운영하는 수익나눔위원회가 대상자를 심사하고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정기적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을 통한 나눔도 수시로 이루어진다. 최근 열린 다정다감교복나눔 행사 또한 아름다운가게가 진행하는 사업이다. 그러고 보니 이날 매장에는 행사장에서 판매하고 남은 교복들이 전시돼 있었다. 이번 행사 수익금 또한 교복 구매가 부담스러운 가정에 지원하게 된다.

 

 

 


재사용자선가게이지만 아름다운가게에서도 매출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수익이 있어야 나눔도 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서는 판매를 통한 매출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자체로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수익나눔이나 지역의 여러 단체와 함께하는 사업 등 여러 가지 시도가 필요하다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북지역의 경우 젊은 세대가 많고 청소년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이를 테마로 나눔사업을 추진하는 방식도 준비 중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나눔을 전문으로 하는 방식 등이 될 것입니다.”


칠곡점은 지난 2005년 문을 열었다. 벌써 12년째 운영 중인 셈이다. 이제는 자리를 좀 잡았지만 사실 그동안 두 번이나 매장을 옮기는 등 힘든 과정이 많았다고 한다.


“앞으로 지역사회의 여러 힘과 공동보조를 맞추기 위해 애쓰려고 합니다. 당장 지역 특색에 맞는 활동을 위해 마을 활동가들의 많은 조언을 들을 계획이기도 합니다. 현재 활동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해야죠.”


일반적인 복지단체나 봉사활동 단체와 달리 아름다운가게는 재활용 물품 판매를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있다. 따라서 아름다운가게에서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도 나눔에 참여하는 셈이 된다. 생각보다 쓸 만한 물건이 많은 만큼 꼭 한 번쯤 들러보길 권한다. 아름다운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도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 (문의: 아름다운가게 대구칠곡점 053-314-1008)

 

강북신문 김지형 기자
earth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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