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메뉴로 바로가기 서브메뉴로 바로가기

[강북시선] 교육 현실 외면한 대구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전액 편성

20160221일 (일) 15:45 입력 20160221일 (일) 16:01 수정

  • 축소
  • 확대
  • 이메일 보내기
  • 인쇄
  • 페이스북 보내기
  • 트위터 보내기

 

 

 

 지난 19일, 2016년도 대구교육청 제1회 추가경정 세입세출예산안이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해 대구는 전국에서 최초로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확보하게 됐다. 이로써 대구는 이른바 보육 대란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됐다.


대구교육청이 올해 확보한 누리과정 예산은 총 1,919억 원이다. 이중 이번에 통과된 4개월분 611억 원의 경우 학교용지 부담금 200억 원과 중앙정부의 국고목적예비비 124억 원, 삼영초등학교 부지 매각대금 100억 원, 전년도이월금 187억 원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이번 예산 확보를 두고 대구시교육청에 대해 교육계는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반발과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무리한 예산 편성으로 학교운영비를 비롯한 다양한 교육 관련 사업 예산이 엄청나게 삭감됐기 때문이다.


우선 누리과정 예산 편성으로 올해 학교기본운영비가 약 400억 원가량 줄었다. 학교별 기본교육교부금이 10%씩 일괄적으로 줄여 지급된다. 이로 인해 각 학교는 올해 학교 예산 수립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도 같은 이유로 예산을 상당 부분 삭감한 상태라 일부 학교의 경우 전기세 등 기본 운영경비 마련에도 애를 먹고 있다. 매년 각종 인건비 등 경상경비 증가분까지 겹쳐 학교 자체로 마련하는 각종 기획 교육사업 등은 엄두도 못 낼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구교육청은 저소득층 학생 컴퓨터 지원 사업, 초등교사 영어 심화 연수, 특수학교 통학차량 교체 구입비 등은 사업 자체를 폐지했다. 또, 교육복지우선사업도 약 71억 원이 줄었고 교육감이 강조한 ‘인문학 독서 운동’ 사업 등을 포함한 사업성 경비도 515억 원이 줄었다. 전체적으로 2014년부터 축소 또는 폐지된 사업 예산만 1,600억 원에 달한다.


다시 말해 대구교육청이 교육에 필요한 수많은 예산에 대한 삭감과 사업 폐지를 감수하고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한 것이다. 이는 교육에 대한 투자 감소와 교육의 질 감소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이에 대해 대구시의회 예결특위조차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해 교육복지 사업 등 다른 사업들이 축소되거나 폐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며 올해 확보한 재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누리과정 예산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시ㆍ도교육청과 협력하여 중앙정부 지원을 강력히 건의하고 항구적이고 제도적인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하도록 촉구했다.


여기에 또한, 학교 매각대금을 누리과정 예산으로 편성한 것을 두고는 조례위반이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자산 매각 대금은 다른 자산의 확보를 위해 사용하도록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에서는 다른 신축 사업이 많아 전체적으로 위반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번 편성과 상관없이 예정된 사업이라고 보면 매각대금을 사용한 것은 사실인 만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려졌다시피 이번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정부와 교육청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누리과정은 현 정부의 대선 핵심 공약이다. 그럼에도 이를 교육청에 떠넘기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액 예산을 확보한 대구교육청의 모습은 정부 눈치 보기라고밖에 볼 수 없다. 대통령의 눈에 거슬리지 않고 정부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일선 교육현장의 파행 운영을 초래한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에서 누리과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 번째다. 반복되는 누리과정 논란에 대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대구교육청은 누리과정 편성을 위해 삭감 또는 폐지한 교육 사업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 상황이 계속될 경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대구에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이다.


강북신문 김지형 기자


교육/문화 고등
  • 이전
    이전기사
    영송여고 1013명의 기적! 학교에 평화를 입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