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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북구문화재단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 기획전 개최

20210727일 (화) 17: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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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행복북구문화재단(상임이사 이태현)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 갤러리 명봉에서 기획전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이 7월 26일(월)부터 9월 11일(토)까지 열린다.



기획전시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코끼리를 어떻게 냉장고에 넣을 수 있을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 질문은 사람들에게 있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다양한 수학, 물리학적으로 접근하여 다양한 답변을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답들은 ‘정답’을 떠나 각자의 시선에서의 사고 전환이 전제되어 있다.

청년 작가들의 생각과 작업 방법 또한 이 답들과 유사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류현민, 변카카, 신명준, 이승희, 홍희령 5명의 작가는 저마다의 진지함이 함의된 ‘유희(遊戲)’와 고정관념을 탈피한 ‘유연한 사고’가 담긴 실험적인 시선을 자신만의 예술언어인 각종 오브제를 사용하여 자신의 개념적 예술세계를 이 전시에서 소개한다.

류현민 작가는 이상과 실재의 간극 속에서 불완전한 주체의 실패와 상실에 주목하여 작업한다. <Somewhere else>는 수평선 너머를 응시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이 사진을 가리고 있는 야자수 패턴의 패브릭, 선풍기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전시장이 아닌 공간에 머무는 중 다른 어딘가(Somewhere else>를 생각할 때 원격조정으로 선풍기를 작동시킨다. 여기서 선풍기는 ‘현재/미래(과거)’, ‘전시장/외 공간’의 이분법적인 경계를 허물거나/이어주는 매개체로 역할을 한다. 이 작업은 ‘전시장/작가의 일상’ 간의 거리를 좁히려는 의미로 읽힐 수 있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관람객의 관점, 상황, 환경 등에 따라 해석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신명준 작가는 흔히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방치된 사물을 수집하여 작가만의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일상에서 마주하던 것과 평범한 사물이지만 사용가치를 잃고 자신에게 다가온 쓸모없는 것이 작업에 중요한 오브제로 사용된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Object Room>, <Green Object>, <Green Screen>은 작업실에서 전시를 준비하며 사용했던 녹색 오브제들의 파편들을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재배치하고, 새로운 가치를 찾고자 했다. 녹색 오브제들이 주는 느낌과 낯섦을 신용하게 되고, 작가가 만든 또 하나의 새로운 미학적 가변의 공간 속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가치로써 오브제를 재탄생시킨다. 

이승희 작가의 <Zip>은 바퀴 달린 나무배와 길게 뻗어있는 ‘집’ 구조물, 현재 도시의 풍경을 담고 있는 영상으로 표현된다. 관람객은 밧줄을 통해 ‘집’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 영상을 볼 수 있다. ‘집’은 삶을 구성하는 최소의 공간 단위로 외부의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생활을 영위하는 사적인 공간이다. 이러한 ‘집’의 개념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많은 의미에 변화가 있었다. 현 사회에서 ‘집’은 하나의 큰 자산으로 치부된다. 이처럼 변화된 ‘집’의 의미를 통해 거대 시장 경제 구조 이면에 놓인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변카카 작가는 크레용과 파라핀 왁스를 활용한 인간형태의 조각인 <Restraint>를 통해 죽음, 정확히는 존재의 물리적 상태가 끝난 이후에 이어지는 ‘삶’을 표현한다. 벽에 기대어 있는 인간형태의 조각은 벽에 흔적을 남기며 닳아 없어지는 모습을 표현했다. 살아가면서 인간의 육체는 닳아 죽음에 가까워지지만, 흔적을 남기며 존재감을 나타낸다. ‘잃어가지만 존재를 남긴다.’라는 역설적 표현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며,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존재할 수 있는 영구적 ‘삶’의 가능성을 담고 있다.

홍희령 작가의 <여기가 지상낙원 Ep2>는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상황을 다룬다. 관람자는 전시장에 놓인 빈백(Beanbag) 의자에 앉아 전시장을 부유하듯 떠돌아다니며 공중에 매달린 액자 속 숫자를 망원경을 통해 볼 수 있다. 액자 속 숫자는 세계 각 유명 휴양지의 좌표이다. 코로나 상황으로 좁아진 사회적, 물리적 영역 속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집’이 되어버렸고,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휴양지는 오랫동안 갈 수 없을지도 모를 곳이 되어버렸다. 작가는 우리에게 일상이었던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나 동경의 마음을 액자 속 좌표와 망원경에 빗대어 표현하며 전시장에서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하였고, 관람객에게 코로나 시대에 진짜 지상낙원은 어디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1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을 받아 진행된다. 또한, 전시 기간에는 전시 내용을 심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가 담긴 워크북과 전시연계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예술 사례를 관람하며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관람객 나름의 방법을 함께 나누어 보고자 한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21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전시작품과 참여 작가들의 인터뷰 영상은 행복북구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www.hbcf.or.kr)를 참고하거나, 전화(053-320-5137)로 문의하면 된다.

김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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