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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할수록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 침묵의 장기 ‘간’

20231116일 (목) 10:1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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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체 중 과음이나 피로와 관련된 일부를 떠올리면 많은 분들이 '간'을 떠올릴 것입니다. 최근에는 간과 관련된 영양제의 광고 카피인 '간 때문이야'라는 것으로 간 건강에 대한 인식이 더욱 높아졌을 것입니다. 이러한 간은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알코올 해독이나 피로회복뿐만 아니라 장에서 만들어진 영양소를 체내에 저장하거나, 다른 필요한 물질로 가공하여 온몸의 세포로 분배하는 역할을 합니다. 일명 우리 몸의 '에너지 관리 센터'라고 불리며 신체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고 해로운 물질로부터 지켜냅니다. 이 외에도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내 우리 몸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아주 중요한 단백질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간은 오른쪽 늑골에 소중하게 싸여져있는데 이러한 위치적인 특성으로 인해 외상으로부터 보호가 되고, 간 내부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 세포가 적기 때문에 만약 종양이 자라고 있다고 해도 통증이나 증상을 느끼기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릅니다. 또한 간은 일부만 남아있어도 제 역할을 해내는 데 어려움이 없어 손상이 되어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특이한 증상이 나타나 병원에 내원하였을 때는 병이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이 되어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소리 없이 다가오는 간질환이 걱정되어 자신의 간 건강을 살펴보고 싶다면 우선 음주습관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술은 간의 여러 대사 능력을 저하시키지만 특히 산화 분해력을 감소시키고 간에 지방이 잘 쌓이게 하여 일명 '지방간'을 유발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간을 그냥 두거나, 술을 해독하느라 바빴던 간의 피로를 해소하지 않으면 간염이나 간경변 같은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한번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보다 적은 양이지만 매일 마시는 음주습관이 간에 더 악영향을 끼치므로 지양하셔야 합니다.

또한 흔히 소화기 계통 장기라고 하면 식도, 위, 소장, 대장 등을 떠올리지만 의외로 간또한 소화기계로 분류 됩니다. 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바로 소화를 돕는 일인데, 담즙의 생산과 분비가 원활하지 못하면 소화기관으로 흡수된 영양소가 간으로 통과하지 못하여 소화장애가 일어납니다. 만약 소화기능이 떨어진 것 같고 대변의 양상이 변했는데도 다른 소화계에서 큰 이상이 없다면 간의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도 있겠습니다.

이 외에 소변의 색깔이나 눈 흰자위의 색깔이 변했다면 간 기능이 나빠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 기능이 저하되면 빌리루빈이라는 황달 색소가 증가하여 소변이나 눈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기도 합니다. 그뿐만아니라 평소 잠을 설쳤다 든지, 운동량을 늘린 게 아님에도 이유를 알 수 없는 피로감을 느낀다면 간 건강을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렇게 보니 간은 침묵의 장기라고 불리지만 생각보다 기능이 저하되었을 때 주는 신호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간에 이상이 있을 때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만큼 평소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상복부 통증이 잦거나, 지속적인 소화불량이 있다거나, 혈액검사 시 간 수치나 췌장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면 내과에 내원하셔서 자세한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장 드립니다. 특히 간은 한번 손상이 되면 회복하기 힘든 기관인 만큼 가족력이 있거나 간염, 간경변 등 기타 간질환을 겪었던 분이라면 주기적인 검진으로 간암을 예방하셔야 합니다.


글=칠곡가톨릭병원 최재원 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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