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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난만’ 두 꼬마 장사를 만나다

관천초, 대구시 씨름대회 학년별 개인전 2관왕

20151028일 (수) 17:4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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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구씨름장에서 제11회 대구광역시교육감기 초등학교 장사씨름대회가 있었다. 당시 관천초등학교 소속의 두 선수가 학년별 개인전 4학년, 6학년에서 각각 우승하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 23일, 관천초 씨름부의 주역 조민건(13), 최민준(11) 학생을 만났다.

 


▲ 좌측부터 조민건 군, 김창원 감독, 최민준 군.

 


민건 군은 처음 샅바를 잡은 2학년 때부터 또래보다 유독 운동 신경과 체력이 좋은 학생이었다. 관천초등학교 씨름부 김창원 감독은 민건 군이 씨름을 하기에 덩치가 좋고, 어릴 때부터 유도를 해서 체력이 남달리 좋아 학교 씨름부로 권유했다고 한다.


“씨름은 2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씨름을 시작했다. 그때 씨름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지만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작년에는 씨름을 그만두고 싶어서 선생님과 다투기도 했다. 그러나 선생님의 꾸준한 권유로 다시 씨름을 하고 있다.”


만능 스포츠맨 민건 군은 씨름뿐만 아니라 유도에 있어서도 수준급이었다. 민건 군의 외할아버지는 태권도, 할아버지는 씨름, 아버지는 기계체조 실력자라고 한다. 운동을 좋아하는 집안 내력에 따라, 민건 군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운동을 접했다.


“외할아버지가 태권도를 하시는데, 외할아버지의 권유로 7살에 유도를 시작했다. 유도, 태권도 등 이것저것 해봤지만, 덩치가 크다 보니 유도가 가장 잘 맞았다. 올해 대구시 3·1절 기념 초등부 유도대회에서 우승을 하기도 했다.”

 


▲ 조민건 군이 제11회 대구광역시교육감기 초등학교 장사씨름대회에서 시합에 열중하고 있다.


민건 군은 제11회 대구시교육감기 씨름대회에서 6학년 우승을 차지했다. 자주 대회에 출전하고 우승을 하다 보니, 민건 군이 씨름을 통해 버는 용돈도 적지 않다. 우승을 하면 받는 상금은 주로 가족들을 위해 쓴다고 한다.


“대회에 나가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재밌다. 대회에는 매번 비슷한 아이들이 나오다 보니까 새로운 친구도 많이 생겼다. 김민재라는 친구랑 특히 친하다. 민재는 항상 나한테 지는데, 이번에도 내가 이겨서 더 좋았다. 최근에는 북구청 씨름대회에서 우승해서 20만 원, 대구시 씨름대회에서 30만 원을 받았다. 주로 가족들의 선물을 사고, 남은 돈은 친구들과 맛있는 것을 사 먹는다. 저번에는 아빠가 평소에 외모를 잘 꾸미지 않아서 내가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향수를 사드렸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민건 군에게 의외의 면이 많았다. 마냥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의 민건 군은 현재 의젓한 전교회장이자 색소폰, 클라리넷 등을 다루는 음악 소년이었다. 바이올린을 켜는 이모 덕에 다양한 악기를 접했다는 민건 군.


“색소폰은 옛날에 조금 다루다가 그만두었는데 요즘 다시 연습하기 시작했다. 클라리넷은 최근에 배우기 시작했고, 아직 6개월 정도밖에 안 되었다.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악기를 불면 소리가 나는 게 재밌다. 지금은 <언제나 몇 번이라도>라는 곡을 연습하고 있다.”


올해가 지나면 대회에서의 민건 군을 만나기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민건 군은 중학생이 되면 운동은 취미로 두고, 학업에 조금 더 매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중학생 때부터 운동은 취미로 하려고 한다. 장래희망은 의사이다. 고모가 의사인데, 환자들을 치료해주고 감사 인사를 받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 운동보다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할 생각이다.”

 

 

 


개인전 4학년 우승을 차지한 민준 군은 천진난만한 초등학생이었다. 민건 군과 마찬가지로 선생님의 권유로 씨름을 시작한 민준 군은 실전에 강한 선수였다.


“이번 우승이 씨름 대회에서의 첫 우승이어서 더 특별했다. 우승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냥 평소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했다. 대회 전에 가족들과 선생님이 잘하라고 하니까 의지가 더 생기는 것 같다.”


김 감독은 “우리 씨름부에 민준이와 동갑인 한상복이라는 친구가 있다. 둘이 용호상박을 다투는데, 사실 우리 씨름부 에이스는 상복이다. 교내 씨름대회에서는 항상 상복이가 이기는데, 교외 대회만 나가면 민준이 성적이 더 좋아서 미스테리다.”라며 웃었다.


민준 군은 운동이라면 가리는 것이 없다. 민준 군은 씨름뿐만 아니라 축구, 플라잉디스크도 꾸준히 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은 축구이다. 민준 군은 호날두 같은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관천초 씨름부는 11월 7일 열리는 대통령배 초등부 씨름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은 앞으로의 지도 방향에 대해 “씨름이 인기 종목이 아닌 데다가 직업적인 면에서 진로를 잡기가 힘들다 보니 선수 수급이 쉽지 않고, 학생과 학부모가 힘든 운동은 피하는 추세”라며, “운동만 열심히 하는 방식보다는 씨름을 통해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많은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이끌어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정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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